커뮤니티/오디오리뷰

[PASS] INT-30A 대 INT-150

아르페지오 오디오샵 2010. 9. 9. 16:55

Pass A급 인티와 AB급 인티의 비교 테스트
INT-30A : INT-150


오디오에서 일방적인 넉 다운 게임은 없다. 더구나 동일 메이커의 제품들인데 어떻게 일방적인 승자가 있을 수 있겠는가? 넉 다운될 정도의 실력밖에 되지 않았다면 애초부터 메이커에서는 상품으로 탄생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대결이(비교가) 가능한 것은 파워 앰프의 출력이 순A급과 AB급으로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글 . 송영무

 

 


 150W 출력의 파워 앰프와 30W 출력의 파워 앰프의 대결은 결과가 어떻게 될까? 복싱경기라면 헤비급과 플라이급의 대결은 붙어보나마나 결과가 뻔하기 때문에 경기 자체가 성립할 수 없겠지만 오디오이기 때문에 가능하고 흥미도 있다.
링에 오른 선수는 동일 가문 출신 순A급 30W 출력의 파워 앰프와 AB급 150W 출력의 파워 앰프다. 오디오는 복싱과 달리 인간의 감성에 의한 주관이 평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겉으로 나타난 힘(출력)만 보고 승패를 속단할 수 없다.
오디오에서 일방적인 넉 다운 게임은 없다. 더구나 동일 메이커의 제품들인데 어떻게 일방적인 승자가 있을 수 있겠는가? 넉 다운될 정도의 실력밖에 되지 않았다면 애초부터 메이커에서는 상품으로 탄생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대결이(비교가) 가능한 것은 파워 앰프의 출력이 순A급과 AB급으로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파워 앰프의 출력단에 관해 간단하게 설명해 보기로 하자. 오디오용 파워 앰프의 출력단에 적용되는 용어로 A급, AB급, B급 증폭 방식이라는 용어가 있다. 완벽한 설명은 아니지만 쉽게 설명하면 A급이냐, B급이냐 하는 것은 출력 트랜지스터에 항상 전류를 흘리는 경우와 흘리지 않는 경우의 동작 차이에 의해 구별된다. 가령 B급의 경우는 입력신호의 ?의 반(半) 사이클을 받아서 동작하는 TR과 거꾸로 ?의 반 사이클로 동작하는 TR은 서로 각각 음향 신호를 쪼개서 증폭한다. 이 때 무신호 시는 전류가 흐르지 않고 신호가 들어오면 부하에 전류가 흘러 앞서 반반씩 증폭된 신호를 합성해서 하나의 출력이 된다. 그러나 ? 신호와 ? 신호가 합쳐지는 과정에서 스위칭 접촉이 되어 필연적으로 크로스오버 찌그러짐이 발생되는데, 특히 출력이 적을수록 이 영향은 크다.

 

반면 A급 동작은 무신호 때도 양쪽 TR에 전류를 흘리고 있고, 입력 신호가 입력될 경우 양쪽이 동시에 동작하므로 스위칭 동작이 없고 크로스오버의 찌그러짐은 생기지 않는다. 때문에 음질만 놓고 보면 단연 A급 출력이 우수하지만 소비 전력이 많고, 발열의 문제,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쉬운 예로 과거 마크 레빈슨 ML-2 파워 앰프에서 보듯이 출력 1W당, 메이커, 사용자 모두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방식이 바로 순A급 출력이다.
A급 앰프의 음질과 출력 효율이 좋은 B급 앰프의 동작 특성에서 서로 장점만 살린 것이 AB급 앰프다. 이는 무신호시에도 양쪽 TR에 약한 아이들링 전류를 흘려 크로스오버의 찌그러짐을 줄일 수 있는 방식으로 현재 TR 앰프의 주류는 AB급 방식이다.


A급 출력단을 갖춘 파워 앰프의 소리는 고역에서 윤기가 있고 매끄러우며 진한 밀도감과 열기, 그리고 더 다이내믹한 소리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AB급보다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것도 일반론에 불과할 뿐이고 무조건 A급 앰프가 AB급 앰프보다 우수하다는 말은 아니다. 회로나 만듦새, 특히 전원부의 설계에 따라 달라진다. 전통적으로 AB급 파워 앰프만 고집하는 매킨토시나 골드문트, 볼더, 클라세, 솔루션과 같은 앰프의 예에서 보듯이 순A급보다 훌륭한 파워 앰프는 얼마든지 많이 있다. 참고로 순A급이라고 표방하는 제품 중에서 순A급이 아닌 제품이 많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이들은 A급에 가깝게 바이어스 동작점을 설정했거나 아니면 가변 바이어스 방식이기 때문에 엄격히 말해 순A급으로 보기 어렵다.


패스는 스레숄드 시절이 아니더라도 전통적으로 순A급 파워 앰프 메이커의 강자였다. 스레숄드의 창업자인 넬슨 패스가 스레솔드를 떠난 후 패스 랩을 세운 1991년 이후에도 알레프 시리즈로 유명했던 순A급 파워 앰프만 고집했었다. 그러다가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 없지만 1998년 패스 랩은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던 알레프 시리즈를 단종시키고 AB급 파워 앰프인 X 시리즈를 발표, 이 X 시리즈의 파워 앰프가 패스 랩의 주종 앰프가 되었다. 근래에 들어 XA 시리즈의 순A급 파워 앰프를 다시 선보였는데, 과거 명성이 높았던 SA 시리즈와 알레프 시리즈를 다시 대하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 든다. 패스 랩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고출력 AB급 파워 앰프인 X 시리즈와 순A급 파워 앰프인 XA 시리즈, 최근에는 인티앰프까지 선보이면서 제품의 다양화로 사용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INT-150은 2007년 패스 랩이 최초로 만든 인티앰프로 X 시리즈의 막내격인 X150.5 파워 앰프를 베이스로 제작된 모델로 출력도 AB급 150W(8Ω)로 동일하다. 한편 INT-30A는 패스 최초의 순A급 출력의 인티앰프로 XA 시리즈의 막내격인 XA30.5 파워 앰프를 베이스로 제작된 모델로 출력도 순A급 30W(8Ω)로 동일하다.
둘의 외관은 똑같아서 전면 패널의 모델명이 아니라면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다. 출력단이 다르니 앰프의 전체 무게 차이는 있을 것으로 여겼지만 27kg로 똑같다. 더구나 아이들 소비 전력(225W)과 최대 소비 전력(60W)도 동일하다. 완전한 일란성 쌍둥이다. 여담이지만 눈치 빠른 독자라면 소비전력을 보고 앞에서 설명한 A급 앰프의 단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똑같은 600W의 전력을 소모하면서도 AB급 앰프는 최대 150W의 출력을 뽑아내는데 반해 A급 앰프는 30W의 출력밖에 못 뽑아내고 나머지 570W는 열로 없어진다는 것인데, 이것은 A급 앰프의 비효율성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하겠다.


비교 시청을 위한 스피커 선정은 1. 소형 북셀프형 스피커, 2. 판매가 많은 인기 브랜드의 스피커, 3. 저 능률 스피커, 중간 능률 스피커, 비교적 울리기 어렵지 않은 스피커 중에서 각각 1기종씩 골라 시청하기로 했다. 다행히 특집 관계로 본지 시청실에는 20여종이 넘는 모델들이 준비되어 있어 필자 재량에 따라 비교적 여유 있게 스피커를 선택할 수 있었다.
먼저 물려본 스피커는 ATC SCM 20PSL이었다. 이 스피커는 그간 부분적인 개량이 이루어졌지만 장기간 상당한 추종 세력을 거느리고 있는 소형 스피커의 지존격인 스피커인데다가 웬만한 앰프로는 제대로 울리기 어렵다는 악평(?)을 받고 있는 스피커이기 때문에 선정했다.


결과는 짐작한대로 INT-30A에서 만들어지는 소리는 저역의 윤곽이 잡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스피드감이 쳐지고 소리가 늘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현상은 앰프의 출력이 부족하면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다만 A급 앰프의 장점인 고역의 윤기와 매끄러움은 살아났다.
INT-150 앰프와의 매칭에서는 저역의 윤곽이 잡힐 뿐만 아니라 펀치력도 살아났다. 그러나 중고역의 윤기와 매끄러움에서는 INT-30A에 조금 뒤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INT-150도 이 스피커를 완벽하게 제압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뭔가 2%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역시 ATC SCM 20PSL은 만만한 스피커가 아니다.
두 번째로 매칭한 스피커는 프로악 리스폰스 D2 스피커였다. 이 스피커는 구형인 2S 시절부터 1S와 더불어 프로악 소형 스피커를 대표하는 모델로 한국 오디오 애호가에게도 상당히 인기가 높은 모델이다. 특별한 버릇도 없고 비교적 울리기가 수월해 이 스피커를 선택했다.


INT-30A 앰프가 마치 제짝을 찾은 듯 마음껏 노래하는 느낌이다. 저역의 스피드가 빨라지고 소리의 윤곽을 또렷하게 그려낸다. 무엇보다 A급 출력의 앰프답게 고역의 윤기와 습기, 매끄러움이 돋보인다. 한편 INT-150과의 매칭에서는 사운드 스테이지, 소리의 풍성함, 저역의 펀치력에서 INT-30A보다 조금 나은 것 같지만 대신 고역이 메마르다는 느낌이 든다. 중고역의 질감에서는 INT-30A가 조금 앞선다는 기분이 든다.
마지막으로 토템 마니-2 시그너처 스피커에 물려보았다. 토템은 대형 스피커도 있지만 모델-1을 비롯해 마니-2 시그너처와 같은 소형 모델들이 특히 인기가 높다. 소형 스피커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기 어려운 양감과 아울러 무게감이 있는 저역이 이 스피커의 장점이다.
INT-30A에 물린 소리는 소리의 중심이 안정적이면서 아래로 가라앉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약간 어두운 성향의 소리다. 사운드 스테이지도 만족스럽다. 프로악 리스폰스 D2에 비해 반응은 빠른 것 같지는 않다. INT-150에 물린 소리는 INT-30A보다 음량이 풍부하고 다이내믹한 소리를 만들어 내 이번 비교 시청 중 베스트 매칭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리하자면, ATC SCM 20PSL에서는 둘 다 스피커 구동력에서 약점을 보였고, 프로악 리스폰스 D2와 매칭은 둘 다 만족스러웠지만 고역의 윤기와 매끄러움, 전체적인 소리의 질감에서 INT-30A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토템 마니-2 시그너처에서는 INT-30A도 좋았지만 INT-150이 베스트 매칭이라고 할 정도로 소리가 만족스러웠다.
끝으로 필자에게 어느 것을 선택하겠느냐고 묻는다면, 좀 난감한 질문이다. 취향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필자의 취향에 맞는 모델은 INT-30A인 것 같다.

 

 

 

 

 

INT-30A

 

·실효 출력 : 30W(8Ω), 60W(4Ω)

·볼륨 컨트롤 : 63dB(1dB 스텝)

·게인 : 26dB

·주파수 응답 : 1.5Hz-60kHz(-3dB)

·디스토션 : 0.003%(5W)

·입력 임피던스 : 36㏀(XLR), 18㏀(RCA)

·댐핑 팩터 : 150

·다이내믹 레인지 : 140dB

·크기(WHD) : 48.3×17.7×48.2cm

·무게 : 27kg

           INT-150

 

          ·실효 출력 : 150W(8Ω), 300W(4Ω)

          ·입력 임피던스 : 36㏀(밸런스), 18㏀(언밸런스)

          ·게인 : 32dB

          ·주파수 응답 : 1.5Hz-60kHz(-3dB)

          ·볼륨 컨트롤 : 63dB(1dB 스텝)

          ·디스토션 : 0.003%(5W)

          ·댐핑팩터 : 150

          ·다이내믹 레인지 : 140dB

          ·크기(WHD) : 48.2×17.7×48.2cm

          ·무게 : 27kg

 

117

 

'커뮤니티 > 오디오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SONUS FABER MINIMA VINTAGE  (0) 2010.09.09
SONUS FABER QUARNERI MEMENTO  (0) 2010.09.09
PASS LABS INT-30A 인티앰프  (0) 2010.09.09
FIRST WATT J2 파워앰프  (0) 2010.09.09
PASS LABS XP-25 포노앰프  (0) 2010.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