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즈테크(Phase Tech) EA-3 포노앰프입니다.
실물사진입니다.
현대 하이엔드 아나로그 제품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페이즈테크(PhaseTech)의 인기모델입니다.
고품위한 질감과 상당히 맑고 투명한 현대적인 사운드의 재생이 일품이며, 20Hz, 40Hz 서브소닉 필터회로 탑재와 MM 게인 38dB, MC 게인 65dB로 MM/MC 전환은 간단히 후면의 토글스위치로 전환 가능한 편리성도 돋보이는 제품입니다.
전압 100볼트, 상태 극상입니다.
판매가는 송료포함 160만원입니다.
광주지역 직거래 가능하고 전국택배 가능합니다.
010-8615-1858
poohlover4364@hanmail.net
독자적인 경지에 다다른 아날로그의 현주소
하늘 아래 새 것이 없고 역사는 돌고 돈다는 말이 꼭 거시적인 역사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소시민들의 미세 생활사에서도 이 말은 진리이다. 특히 오디오와 관련하여 이 말이 딱 들어맞는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CD의 등장으로 구시대의 유물로 낙인 찍혀 곧 사라질 것만 같던 아날로그가 오히려 더 번성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카트리지나 턴테이블 등을 사려면 불편하게 소수의 전문점에 가야 했지만 요즘은 구색으로 라도 아날로그 소스를 갖추지 않은 매장이 없을 만큼 아날로그는 그야말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최대의 전성기인지도 모르겠다. 소프트웨어인 LP는 새로 만드는 업체도 많아질 뿐더러 어디서 나왔는지 중고도 끝없이 많이 쏟아져 나와 심지어 원반이 500원이나 1000원에 판매되는 믿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아날로그가 다시 부흥하는 것은 특유의 따뜻하고 정감 있는 소리를 도저히 CD가 내줄 수 없는 것도 그 이유이겠지만 꼭 그렇게 회고적인 이유에서만도 아니다. CD 이전의 아날로그와 그 이후의 아날로그는 남극 빙하의 크레바스보다 더 심한 단절이 있다. CD와 아날로그가 적대적이라고 생각되겠지만 사실은 서로 상보적인 관계로 서로의 장점을 수용하면서 독자적인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따라서 이 둘은 배타적이 아니라 상호 수렴과 분산이라는 변증법적 발전을 거듭해 왔다고 언급하는 것이 타당하겠다. 아날로그는 아날로그 고유의 장점을 간직한 채 디지털 포맷이 보여주는 여러 가지 장점을 흡수했는데 따라서 지금의 아날로그는 과거의 아날로그와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
아날로그 파일(Analog Phile)도 여러 가지 계층으로 분화되었는데 빈티지 시스템을 갖추고 우미하고 고아한 옛날 소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최신의 과학기술로 무장한 첨단 시스템으로 디지털보다 더 광대역이고 투명한 음색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니면 둘 다 좋아서 각각 독립된 시스템을 운용하는 소수의 사람들도 있긴 하다. 따라서 이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제품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아날로그의 르네상스이며 왕의 귀환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아직도 제품의 수와 가격대면에서 아쉬운 것이 포노 EQ이다. 여전히 종류가 턴테이블이나 카트리지에 비해 턱없이 적으며 가격마저 양극화되어 있다.
엔트리급의 포노 EQ는 많지만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가려면 바로 단품 포노 EQ에 지불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초고가의 제품군으로 뛰어야 한다. 즉, 중간 가격대의 좋은 제품이 무척 귀하다는 의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리뷰하는 페이즈테크 EA-3는 일단 가격대 면에서 애호가의 갈증을 풀어준다. 일부러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제품의 전략적 포지셔닝 면에서 보아도 훌륭하다. 이 가격대의 훌륭한 포노 EQ로는 미국의 서덜랜드 PhD를 들 수 있는데 마침 필자가 운용하고 있으므로 이 둘을 흥미롭게 비교할 수 있었다.
EA-3는 일본의 페이즈테크 사의 제품으로 이미 카트리지 메이커로 성가가 높다. 그러나 처음 포장을 풀었을 때 약간 실망했는데 이 가격대의 포노 EQ에 독립된 전원부가 없고 게다가 모양까지 평범했기 때문이다. 포노 EQ는 워낙 작은 신호를 크게 증폭해야 하므로 여려 가지 간섭에 민감한데 전원부가 같이 내장되어 있으면 여러 가지 면에서 불리해서 사뭇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전원을 넣고 시스템에 연결했을 때 오히려 너무 조용해서 놀랄 정도였다. 아날로그를 하면서 가장 어렵고 중도에 포기하게 하는 것 중에 제 1의 원인은 험인데 필자 또한 험 때문에 세간에 떠도는 온갖 비방을 포함해서 안 해 본 것이 없었다. 결국 이론적으로 험으로부터 자유로운 건전지 구동식의 PhD에 안착했는데 이렇게 일반 교류 전원 공급방식에 전원부도 따로 없는 일체형의 포노 EQ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험이 뜨지 않아서 좀 허망할 정도였다.
무신호시의 히스노이즈도 없어 적막강산이라 해도 될 정도이다. 뒷면에 MC와 MM 전환 스위치가 있는데 MM은 S/N비가 124dB이고 MC는 무려 144dB에 육박한다. 스펙상으로 보아도 대단하지만 실제 청감상으로도 무척 조용하다. 전원을 넣고 몇 시간이 지난 후에 본체를 만져봤는데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페이즈테크 EA-3는 듀얼 모노 방식으로 파워 트랜스도 2대가 장착되어 있다. 어느 정도의 진동과 험은 있으리라고 기대했는데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이런 정숙성은 이 회사가 전기적 차폐와 더불어 기계적 차폐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파워 트랜스에 특수한 인슐레이터를 붙이고 거기에다 진동을 바로 본체 바깥으로 분산시킬 수 있도록 고안된 ‘Mechanical Earth’ 때문이라고 한다.
3일 동안 전원을 걸은 후에 시청을 시작했다. MC의 입력감도가 0.12mV부터 6mV까지이므로 평소 운용하는 벤츠 Ebony LP로 시청했다. 음악을 들으면서 또 한 번 놀랐다. 무신호 때의 정숙성으로 미루어 보아 아주 투명하고 해상도가 높으며 디지털적인 소리가 나리라고 예측했는데 오히려 반대 성향의 소리를 내주었다. 여러 가지 면에서 PhD와 흥미로운 비교가 되었다. 레오니드 코간과 카를 리히터가 협연한 바흐의 바이올린과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 1번(Eurodisc stereo 85935XK)을 시청했다. 쳄발로는 오르간과 더불어 재생하기가 아주 까다로운 악기이다.
대부분의 재생기기에서 신경질적이고 날카롭게 재생되어 귀가 따가울 정도인데 페이즈테크 EA-3는 쳄발로가 내는 부드럽고 투명한 실제 음색을 느끼게 해준다. 코간의 바이올린은 본래의 선열함과 비장함을 그대로 전달해주면서도 찰지다. 이 음악을 PhD로 들을 때 가끔은 외로운데, 적막한 우주에 홀로 남겨진 우주선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감정은 좋은 CD 플레이어를 들을 때도 마찬가지인데 해상도가 높아 음악을 세밀하게 그려내고 광대역의 음역을 장쾌하게 들려주지만 뭔가 인간의 온기가 결여된 그런 느낌이다. 그러나 페이즈테크 EA-3는 음악을 들을 때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온기가 있다. 인간의 얼굴을 한 아날로그라고 표현하고 싶다.
트리오 트리스테(Trio di Trieste)가 연주한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 D898(DG 2734 004)을 시청했다. 바이올린의 질감과 첼로의 질감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현악기의 질감을 표현하는 데 발군인데 명주실이 뽑아져 나오는 듯한 찰지고 윤기 있는 음색이다. 아마도 LP가 표현하는 음 중에서도 현악기를 유독 좋아하는 일본인의 취향이 반영된 듯하다. 고역의 표현이 둥들고 부드럽게 말려 있으면서도 롤-오프되는 느낌이 없으며 상큼한 공기감을 준다. 볼레가 연주한 쇼팽의 24개의 전주곡(Decca 421 363-1, digital recording)을 얹어 보았다. 피아노 재생에 있어서도 수준 높은 음을 들려준다. 강한 저역의 응답속도와 광대역을 커버하는 점에서는 PhD에 비해 약하지만 중역대의 음색 표현에서 훌륭하다.
바츨라프 노이만이 지휘한 드보르작의 교향곡 8번(Supraphon 62287)을 시청하였다. 물 흐르듯 쏟아져 나오는 싱그러운 선율선과 목관과 현악의 표현이 아름답다. 배경의 금관과 타악의 표현도 무난하다. 페이즈테크 EA-3는 참 재미있게도 PhD가 추구하는 방향과 반대되는 면이 많은데 아마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음에 대한 서양인과 일본인의 다른 기준이 반영된 것 같다.
페이즈테크 EA-3는 질감 우선이며 중역대가 아주 충실하고 특히 현악기의 음에 중독성마저 있다. 현악기 독주나 실내악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다. 전체적인 인상을 말한다면, 음악을 들을 때 굉장히 편하고 행복한 기분을 들게 해주어 음악에 몰입하게 해준다. 반면에 PhD는 더 디지털적인데 음향무대를 깊고 넓게 그리며 전 대역에 걸친 평탄한 표현이 특징적이다. PhD라는 이름에 걸맞게 분석적이라고 할 만한테 가끔은 음악을 들으면서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고맙게도 두 기기가 비슷한 가격대이면서 특색은 상반되어 아날로그 애호가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솔직히 말 하면 둘 다 갖추어 놓고 음악의 성향에 따라 교대로 듣고 싶지만 경제력과 공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따뜻하고 윤기 있고 찰진 아날로그를 좋아하지만 달콤함이 과다해져 왜곡의 경지에 다다른 소위 ‘아날로그’를 원하지 않는다면 페이즈테크 EA-3가 더 없이 훌륭한 선택이다.
EA-3는 과거 아날로그의 미덕은 온전히 간직하면서도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독자적인 경지에 다다른 아날로그의 현주소라고 할만하다.
입력 감도 : 2.5mV(MM), 0.12mV(MC)
입력 임피던스 : 47KΩ(MM), 470Ω(MC)
출력 임피던스 : 100Ω
채널 분리도 : 100dB이상
소비 전력 : 7W
무게 : 5.1kg
실물사진입니다.
현대 하이엔드 아나로그 제품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페이즈테크(PhaseTech)의 인기모델입니다.
고품위한 질감과 상당히 맑고 투명한 현대적인 사운드의 재생이 일품이며, 20Hz, 40Hz 서브소닉 필터회로 탑재와 MM 게인 38dB, MC 게인 65dB로 MM/MC 전환은 간단히 후면의 토글스위치로 전환 가능한 편리성도 돋보이는 제품입니다.
전압 100볼트, 상태 극상입니다.
판매가는 송료포함 160만원입니다.
광주지역 직거래 가능하고 전국택배 가능합니다.
010-8615-1858
poohlover4364@hanmail.net
독자적인 경지에 다다른 아날로그의 현주소
하늘 아래 새 것이 없고 역사는 돌고 돈다는 말이 꼭 거시적인 역사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소시민들의 미세 생활사에서도 이 말은 진리이다. 특히 오디오와 관련하여 이 말이 딱 들어맞는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CD의 등장으로 구시대의 유물로 낙인 찍혀 곧 사라질 것만 같던 아날로그가 오히려 더 번성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카트리지나 턴테이블 등을 사려면 불편하게 소수의 전문점에 가야 했지만 요즘은 구색으로 라도 아날로그 소스를 갖추지 않은 매장이 없을 만큼 아날로그는 그야말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최대의 전성기인지도 모르겠다. 소프트웨어인 LP는 새로 만드는 업체도 많아질 뿐더러 어디서 나왔는지 중고도 끝없이 많이 쏟아져 나와 심지어 원반이 500원이나 1000원에 판매되는 믿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아날로그가 다시 부흥하는 것은 특유의 따뜻하고 정감 있는 소리를 도저히 CD가 내줄 수 없는 것도 그 이유이겠지만 꼭 그렇게 회고적인 이유에서만도 아니다. CD 이전의 아날로그와 그 이후의 아날로그는 남극 빙하의 크레바스보다 더 심한 단절이 있다. CD와 아날로그가 적대적이라고 생각되겠지만 사실은 서로 상보적인 관계로 서로의 장점을 수용하면서 독자적인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따라서 이 둘은 배타적이 아니라 상호 수렴과 분산이라는 변증법적 발전을 거듭해 왔다고 언급하는 것이 타당하겠다. 아날로그는 아날로그 고유의 장점을 간직한 채 디지털 포맷이 보여주는 여러 가지 장점을 흡수했는데 따라서 지금의 아날로그는 과거의 아날로그와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
아날로그 파일(Analog Phile)도 여러 가지 계층으로 분화되었는데 빈티지 시스템을 갖추고 우미하고 고아한 옛날 소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최신의 과학기술로 무장한 첨단 시스템으로 디지털보다 더 광대역이고 투명한 음색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니면 둘 다 좋아서 각각 독립된 시스템을 운용하는 소수의 사람들도 있긴 하다. 따라서 이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제품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아날로그의 르네상스이며 왕의 귀환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아직도 제품의 수와 가격대면에서 아쉬운 것이 포노 EQ이다. 여전히 종류가 턴테이블이나 카트리지에 비해 턱없이 적으며 가격마저 양극화되어 있다.
엔트리급의 포노 EQ는 많지만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가려면 바로 단품 포노 EQ에 지불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초고가의 제품군으로 뛰어야 한다. 즉, 중간 가격대의 좋은 제품이 무척 귀하다는 의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리뷰하는 페이즈테크 EA-3는 일단 가격대 면에서 애호가의 갈증을 풀어준다. 일부러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제품의 전략적 포지셔닝 면에서 보아도 훌륭하다. 이 가격대의 훌륭한 포노 EQ로는 미국의 서덜랜드 PhD를 들 수 있는데 마침 필자가 운용하고 있으므로 이 둘을 흥미롭게 비교할 수 있었다.
EA-3는 일본의 페이즈테크 사의 제품으로 이미 카트리지 메이커로 성가가 높다. 그러나 처음 포장을 풀었을 때 약간 실망했는데 이 가격대의 포노 EQ에 독립된 전원부가 없고 게다가 모양까지 평범했기 때문이다. 포노 EQ는 워낙 작은 신호를 크게 증폭해야 하므로 여려 가지 간섭에 민감한데 전원부가 같이 내장되어 있으면 여러 가지 면에서 불리해서 사뭇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전원을 넣고 시스템에 연결했을 때 오히려 너무 조용해서 놀랄 정도였다. 아날로그를 하면서 가장 어렵고 중도에 포기하게 하는 것 중에 제 1의 원인은 험인데 필자 또한 험 때문에 세간에 떠도는 온갖 비방을 포함해서 안 해 본 것이 없었다. 결국 이론적으로 험으로부터 자유로운 건전지 구동식의 PhD에 안착했는데 이렇게 일반 교류 전원 공급방식에 전원부도 따로 없는 일체형의 포노 EQ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험이 뜨지 않아서 좀 허망할 정도였다.
무신호시의 히스노이즈도 없어 적막강산이라 해도 될 정도이다. 뒷면에 MC와 MM 전환 스위치가 있는데 MM은 S/N비가 124dB이고 MC는 무려 144dB에 육박한다. 스펙상으로 보아도 대단하지만 실제 청감상으로도 무척 조용하다. 전원을 넣고 몇 시간이 지난 후에 본체를 만져봤는데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페이즈테크 EA-3는 듀얼 모노 방식으로 파워 트랜스도 2대가 장착되어 있다. 어느 정도의 진동과 험은 있으리라고 기대했는데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이런 정숙성은 이 회사가 전기적 차폐와 더불어 기계적 차폐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파워 트랜스에 특수한 인슐레이터를 붙이고 거기에다 진동을 바로 본체 바깥으로 분산시킬 수 있도록 고안된 ‘Mechanical Earth’ 때문이라고 한다.
3일 동안 전원을 걸은 후에 시청을 시작했다. MC의 입력감도가 0.12mV부터 6mV까지이므로 평소 운용하는 벤츠 Ebony LP로 시청했다. 음악을 들으면서 또 한 번 놀랐다. 무신호 때의 정숙성으로 미루어 보아 아주 투명하고 해상도가 높으며 디지털적인 소리가 나리라고 예측했는데 오히려 반대 성향의 소리를 내주었다. 여러 가지 면에서 PhD와 흥미로운 비교가 되었다. 레오니드 코간과 카를 리히터가 협연한 바흐의 바이올린과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 1번(Eurodisc stereo 85935XK)을 시청했다. 쳄발로는 오르간과 더불어 재생하기가 아주 까다로운 악기이다.
대부분의 재생기기에서 신경질적이고 날카롭게 재생되어 귀가 따가울 정도인데 페이즈테크 EA-3는 쳄발로가 내는 부드럽고 투명한 실제 음색을 느끼게 해준다. 코간의 바이올린은 본래의 선열함과 비장함을 그대로 전달해주면서도 찰지다. 이 음악을 PhD로 들을 때 가끔은 외로운데, 적막한 우주에 홀로 남겨진 우주선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감정은 좋은 CD 플레이어를 들을 때도 마찬가지인데 해상도가 높아 음악을 세밀하게 그려내고 광대역의 음역을 장쾌하게 들려주지만 뭔가 인간의 온기가 결여된 그런 느낌이다. 그러나 페이즈테크 EA-3는 음악을 들을 때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온기가 있다. 인간의 얼굴을 한 아날로그라고 표현하고 싶다.
트리오 트리스테(Trio di Trieste)가 연주한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 D898(DG 2734 004)을 시청했다. 바이올린의 질감과 첼로의 질감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현악기의 질감을 표현하는 데 발군인데 명주실이 뽑아져 나오는 듯한 찰지고 윤기 있는 음색이다. 아마도 LP가 표현하는 음 중에서도 현악기를 유독 좋아하는 일본인의 취향이 반영된 듯하다. 고역의 표현이 둥들고 부드럽게 말려 있으면서도 롤-오프되는 느낌이 없으며 상큼한 공기감을 준다. 볼레가 연주한 쇼팽의 24개의 전주곡(Decca 421 363-1, digital recording)을 얹어 보았다. 피아노 재생에 있어서도 수준 높은 음을 들려준다. 강한 저역의 응답속도와 광대역을 커버하는 점에서는 PhD에 비해 약하지만 중역대의 음색 표현에서 훌륭하다.
바츨라프 노이만이 지휘한 드보르작의 교향곡 8번(Supraphon 62287)을 시청하였다. 물 흐르듯 쏟아져 나오는 싱그러운 선율선과 목관과 현악의 표현이 아름답다. 배경의 금관과 타악의 표현도 무난하다. 페이즈테크 EA-3는 참 재미있게도 PhD가 추구하는 방향과 반대되는 면이 많은데 아마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음에 대한 서양인과 일본인의 다른 기준이 반영된 것 같다.
페이즈테크 EA-3는 질감 우선이며 중역대가 아주 충실하고 특히 현악기의 음에 중독성마저 있다. 현악기 독주나 실내악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다. 전체적인 인상을 말한다면, 음악을 들을 때 굉장히 편하고 행복한 기분을 들게 해주어 음악에 몰입하게 해준다. 반면에 PhD는 더 디지털적인데 음향무대를 깊고 넓게 그리며 전 대역에 걸친 평탄한 표현이 특징적이다. PhD라는 이름에 걸맞게 분석적이라고 할 만한테 가끔은 음악을 들으면서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고맙게도 두 기기가 비슷한 가격대이면서 특색은 상반되어 아날로그 애호가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솔직히 말 하면 둘 다 갖추어 놓고 음악의 성향에 따라 교대로 듣고 싶지만 경제력과 공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따뜻하고 윤기 있고 찰진 아날로그를 좋아하지만 달콤함이 과다해져 왜곡의 경지에 다다른 소위 ‘아날로그’를 원하지 않는다면 페이즈테크 EA-3가 더 없이 훌륭한 선택이다.
EA-3는 과거 아날로그의 미덕은 온전히 간직하면서도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독자적인 경지에 다다른 아날로그의 현주소라고 할만하다.
입력 감도 : 2.5mV(MM), 0.12mV(MC)
입력 임피던스 : 47KΩ(MM), 470Ω(MC)
출력 임피던스 : 100Ω
채널 분리도 : 100dB이상
소비 전력 : 7W
무게 : 5.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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